우정둘레 후기-서울둘레 1,2 구간
우리민족은 기록에 관한한 세계적으로 뛰어난 민족이다. 조선왕조실록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사밀한 부분까지 붓에 먹물을 찍어 기록해왔다. 그런 우리의 기록유산이 강탈당하고 훼손된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둘레후기에 웬 기록유산 어쩌구 하며 넋두리부터 하는가? 그건 2017년 9월 13일 둘레가 첫발을 디딘 후로 그간 100여회를 훌쩍 뛰어넘는 동안 그 기록이 중도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2025년 12월 1일, 올해의 마지막인 이 둘레가 도대체 몇 회 째인지 알 수가 없다.
어쨌거나 우리는 많이 걸었다. 서울둘레길을 몇 회는 돌았을 것이다. 올해의 마지막 둘레는 서울둘레 제1구간 소나무숲길 구간과 2구간 순례길구간을 걸었다. 서울둘레의 시작인 1,2구간에 우리들의 발자국을 찍어놓자는 의미인 것이다.
해가 늦게 뜬다는 점과 먼 거리에서 오는 친구들을 위해, 그리고 좀 따스한 가운데 걷기 위해 만나는 시간을 평소보다 늦은 11시로 정했다. 영일이는 서울의 남쪽 밖 도시 분당에서, 의찬이는 하남에서 서울의 북쪽 끝인 북한산우이역까지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왔다. 길이 먼 탓에 10여분 늦은 친구가 셋이 있었고 장 천처럼 10시 조금 넘어 미리 도착한 열성 둘레멤버도 있었다.
11시 15분, 송년 둘레걷기는 북한산우이역에서 시작하여 도선사 방향으로 올라가다
좌측으로 꺾어져 들어가는 제1구간 소나무숲길 구간에 들어섰다. 들어서기 전, 애국지사 손병희 선생 묘가 있다. 잠시 묵념으로 경외를 표현하고 지나갔다.
일기예보는 오늘부터 날이 추워지고 바람도 강하게 분다고 했는데 오히려 따스하고 바람도 없다. 정신을 새삼스럽게 하는 걷기에 최상의 날씨다. 길은 걷기에 좋았다. 방심하지 않도록 물결치듯 오르거니 내리거니 한다. 방심하면 낙엽에 미끄러지고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지겠지만 우리들은 둘레 고수들이다. 편안히 대화하며 둘루랄라 산길을 낙엽 밟으며 걸었다.
25분 쯤 걸으니 일찍 와서 먼저 앞서 걸어간 장 천이가 쉼터에서 우리를 맞았다. 노느니 염불한다고 가만히 혼자 기다리느니 먼저 길을 앞서 걸었던 것이다. 휴식터는 늘 우리들이 간식하는 곳이다. 형구는 11개의 쥬스팩을 무겁게 들고와 나눠줬고, 창섭이는 영양갱을, 누구는 귤을, 그리고 과자를 나눴다. 이런 시간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다시 걸었다. 출발하여 40분쯤 걸으니 솔밭공원이다. 그곳에서 쏟아낼 걸 버리고 다시 2구간 순례길 구간을 걷는다. 산자락을 걷는 길이라 계단을 몇 개 오르면 평지이고 그 평지를 비스듬히 오르면 다시 내리막 계단이다. 오르고 평지 걷고 내리막 계단 걷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4.19민주묘지가 보인다.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께 마음으로 감사들 드렸다.
다시 15분 쯤 걸어 길에서 빠져나왔다. 계속가면 2구간 끝 지점이 화계사 이지만 오늘 우리의 목표는 4.19민주묘지 까지다. 내려오는 길에 계곡 옆 모녀가 하는 식당에서 우리들만이 오붓하게 육개장, 황태해장국을 맛나게 먹고 그 곳이 카페보다 더 분위기가 좋고 얘기하기 좋아서 아예 믹스커피를 뽑아 마였다.
식당을 나와 10여분 걸어 4.19민주묘지역에서 전철을 타고 귀가 했다.
다들 오늘 둘레는 날씨도 좋고 걷기에도 적절하고 점심도 맛있고 좋았단다. 특히 좋았던 명징한 파란 하늘 아래 우뚝솟은 북한산 인수봉과 백운대, 도봉산오봉을 보는 것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둘레 송년파티도 하고 싶었지만 다들 일정들이 바빠 송년회는 12.3일로 미뤘다.
2025년 둘레는 오늘이 끝이다. 12월, 1월에는 혹한기라 둘레를 하지 않는다. 다만, 1월에는 둘레 아닌 문화행사를 할 계획이다.
둘레 친구들이여, 2026년에 다시 봅시다. 그간 여러분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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