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송년회(졸업51주년)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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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송년회가 없었다. 1050주년의 행사가 송년회가 되었던 셈이다. 즐거웠던 12일의 삼척 50주년 기념행사가 지금도 생생하다. 올해 송년회에서는 작년 행사의 일부를 편집하여 화면에 띄웠다. 1년여 전의 그날의 즐거움이 놀치는 파도로 다가온다. 갑작스레 한 해 젊어진 것 같았고 가슴은 달막달막해졌다.

 


2025년 우리 서울고 26회 동기 송년회는 123, 양재역 스포타임 5층 멜론홀에서 가졌다. 근래 들어 매년 하던 곳이다. 74명의 동기가 참석했다. 준비하느라 먼저 온 문일재 회장, 박찬욱 총무, 정의찬, 장 천이 있었지만 시간을 착각하여 1시간 일찍 도착한 내(한은석)가 참석자 명부에는 1번으로 올라갔다. 그 때문에 회장.총무의 배려로 나중에 우산을 상품으로 받았다.

 

같이 졸업한 720명 중 먼저 떠나간 70여명을 제외하면 그래도 생존한 동기가 600명을 넘는다. 그 중 74명 참석했는데 이게 많이 온 것인지 적게 온 것인지 아리끼리하다. 아쉽기는 하다. 그러나 크게 서운하지는 않다.

 

그래도 동기들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송년회다. 이번에도 51년 만에 처음 보는 동기를 대여섯명 만났다. 70에 들어 고교 동창을 새로 만난다는 것도 즐거움이다.


김주연이가 아마추어이지만 전문가적인 솜씨로 몇 날을 새워가며 영상 20여편을 제작, 편집했다. 그의 영상에 따라 모든 식순이 진행됐다. 시작 전 홀 입구에서 간단한 다과와 와인, 음료를 마시며 서로 안부를 묻고 근황을 얘기하는 등 같은 반이 아닌 친구들과 친교를 나눴다 고향집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저녁밥 짓는 연기처럼 반가왔다..

 

 

6시에 문일재 회장의 개회사로 송년회가 시작됐다. 먼저 미리 떠난 친구들을 위해 묵념을 했다. 올 해 떠난 고철기, 신유진 친구를 생각하니 마음이 숙연해진다. 하늘의 달도 달이고 강물에 빠져있는 달도 달이다. 어디 있거나 모두 다 우리의 친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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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정해진 반별 테이블에 둘러앉아 회포를 나눴다. 제일 많이 참석한 반은 8반으로 11명으로 우산을 상품으로 받았고 두 번째로 10명이 참석한 6반은 서울고 캡모자를 받았다. 우리 3반은 9명이 참석해서 3등이었지만 아쉽게 3등에게는 상품이 없다. 꼴등한 반은? 1명이 참석한 12반으로 권호진만이 참석했다. 그 노력이 가상하여 호진이에게도 우산 하나가 상으로 주어졌다. 단체행운상으로 20만원을 반창회 후원금으로 보냈다는 박찬욱 총무의 회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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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명이 참석한 8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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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송년회에서는 노래하는 친구도, 앞에 나와 넉살스럽게 재담을 나누는 친구도 없었지만 그래도 꽤 화기애애했고 왁자지껄 즐거웠다.

 

의찬이는 가방 100개를 기부하여 모든 친구들이 선물에 반가와 했다.

 

감사 8, 총무 14, 도합 22년을 동기들을 위해 수고한 찬욱이는 이번 행사를 끝으로 무거운 짐을 내려놨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내년도에는 6반에서 회장을 담당한다. 송파에서 의료에 종사하는 이원균이 회장으로, 같은 6반의 임완권이가 총무로, 참석한 동기들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2026년 동기회를 이끌게 됐다. “동기회를 위해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힘쓰겠다는 새 회장이 듬직하다.

 

가위 바위 보로 각반 대표가 나와 승부를 겨눴다. 1등 행운상은 7(성일모)이 거뒀다. 3반은 첫 번에 낙방했다. 인생이 그런 거지 뭐, 항상 이길 수는 없잖아. 우리 3반 테이블에서는 스스로 위로를 했다. 이번에는 졌지만 다음에는 이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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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권 추첨도 했다. 1번으로 명부에 올라 우산을 받은 힌은석이가 행운권 추첨 일타로 뽑혔다. 3, 신세계 상품권 10만원. 이런 행운이. 인생 71년에 처음이다. 2026년에는 운이 좋으려나보다. 우산도 받고 행운권도 받았으니 말이다. 석종이가 말한다. “가는 길에 로또 꼭 사라. 그리고 결과를 보고해줘그러나 나는 복권은 사지 않는다. 우산은 참으로 오랜만에 나온 이병헌에게 양보했다.

 

행운권 2등은 20만원 상품권으로 윤재홍이, 1등은 30만원으로 임현승이 뽑혔다. 나 보다 더 운이 좋은 친구들이다. 행운권이 뽑히 때마다 하는 축하의 탄성과 아쉬움이 쏟아졌다.

 

베트남에서 잠시 귀국한 최균용이가 수정방을 한 병 기부했는데, 술이라면 휴전선 장벽처럼 엄중히 방어하는 한 준에게 돌아갔다. 그 술, 무사하지 못할 것이리라. 그랬다. 술을 전혀 하지 않는 한 준이는 수정방을 앞에 앉은 김영갑에게 줬단다. 오늘의 진정한 행운아는 김영갑이다.

 

즐거운 시간은 흔적없이 꼬리없이 가버린다. 해가 하늘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 그림자가 사라지듯 어느새 2시간을 넘게 보내고 우리는 다 같이 일어서서 우렁차게 "인왕의 억센바위" 교가를 3절까지 부르고 송년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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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 날씨는 꽤 추웠지만 얼굴로 불어드는 서울의 밤바람은 찬란한 조명만큼이나 밝고 시원했다. 나의 행운권 상품은 9개월된 외손주가 차지했다.

 

이제 얼마나 더 만날 수 있을까? 갈수록 숫자가 줄어들겠지암암히 사라지는 시냇물 같아서 한번 식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청춘, 아니 지금의 우리다. 그러니  친구들아, 달팽이 처럼  냉냉하게 움츠러들지 말고 기회 되면 자주 얼굴 봅시다. 그게 우리들의 낙이 아닌가? 내년 송년회를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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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반의 자랑인 은석이의 글 재밌게 읽었어요.
    한작가 필향이 군데군데 묻어나는참으로 멋드러진 수필입니다. 오늘 읽고 잊을만 하면 또 읽게 될 겁니다.
    은석 사관 글을 읽으니 우리들의 젊은 날의 향기가 아련하네~~
    햐~역시 은석이답게
    맛깔나게도 잘 썼다~
    송년회는 12.3일 이었는데 이제야 새삼스럽게 무슨 후기? 그래도 그날의 역사를 남기기 위해, 박찬욱 총무의 부탁도 있었고 하여 간단히 후기를 올립니다.